서울 라라님_#1 열정 시골탐방러





+시골을 호시탐탐 엿보고, 탐험하는 사람들 여기여기 모여라! 시골과 연결된 나만의 다양한 이야기를 안녕시골이 대신 시리즈로 전해드립니다🙌 ※연재 신청 언제나 환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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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마음을 쓰다듬는 예술가, 기획자, 예술강사열정 시골탐방러

 

인스타그램 @la.punzell(개인)/ @voyage_logbook_2023(지역탐방기록)

#1 열정 시골탐방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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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다~ 나도 너처럼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

내 SNS에서 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나는 이런 말에 가끔 뾰족하다.

‘내가 놀러 다니는 줄 아나? 나는 지금 내 진짜 삶을 찾는 지난한 과정 속에 있다구!!’

시골을 다니는 것에 여행개념이 1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여행은 아니다.

그렇다. 나는 지역살이에 대한 꿈을 안고 시골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열정 시골탐방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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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사실 태어나기만 했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그럼에도 고향은 부산이라고 말한다. 모든 친척이 부산을 비롯한 경남권에 살고, 나 또한 부산 사람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니 그럼 시골 사람 아니냐고? 어허~ 아직도 부산이 시골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부산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큰 도시로, 바다가 있을 뿐 서울보다 더 도시답다(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과 친척, 사돈의 팔촌까지의 사람들은 천생 도시 사람들이고, 시골을 좋아하지 않는다. 부산(혹은 울산)에서 마산만 가도 촌이라면서 거기선 못산다고 한다. 그런 가족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넌 왜 시골에 가는 거야?”

가족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많은 사람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장황하게 설명도 해봤지만, 그 ‘이해할 수 없지만 내가 너를 이해하는 척은 해야겠지?’라고 말하는 눈동자를 더 오래 보고 있기가 서로 민망해서 설명을 그만두었다. 곰곰 생각해 보니 나조차도 ‘내가 왜 시골에 가는 걸까.’ 명확하게 알 수 없어서 설명이 점점 장황해지는 것 같다.

 

시골살이에 대한 꿈이 움트기 시작한 것은 2017년경이었다. 우연히 농촌 출신의 친구를 알게 되었고, 친구 집에 놀러 가면서부터였다. 그 친구네는 경북에서 양봉을 주업으로 하는 집이었고, 보통의 소농들이 그렇듯이 논도 하고, 밭도 일구고, 배나무, 감나무까지 정말 각종 농사를 다 했다. 다양한 작물만큼, 따로 농번기라 할 것 없이 -각 작물을 심고 키우고 거두는 시기가 달라서- 쉴 틈 없이 바빴다. 친구는 가장 바쁘고 일손이 모자랄 때마다 집에 가서 일을 돕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손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내려오라는 건 자식이 보고 싶은 그의 부모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도 그 친구를 따라 가장 바쁜 시기에 몇 번 갔었다. 새벽부터 꿀 채밀*도 하고, 배 적과*도 하고, 마늘종도 뽑고, 뽑은 마늘종을 단으로 묶어 서울 지인들에게 팔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나는 꿀벌이 참 좋았다. 아니 참 예뻤다고 해야 하나. 처음 채밀하던 새벽에 꿀벌들을 보고, 아주 예쁘고 귀여워서 한참을 쳐다봤었다. 지금 생각하면, 농촌 살이에 대한 꿈을 가지게 한 첫 번째 사건이었다.


이후 서울에서 꿀벌 관련 스타트업을 준비했었다. 그냥 뭔가 벌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은 잘 안되긴 했지만, 그때부터 이미 내 눈은 시골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귀농귀촌이 뭔지도 모르면서- 귀농귀촌을 꿈꾸게 되는데..

to be continue..


*채밀 : 꿀을 뜸

*적과 : [농업] 나무를 보호하고 좋은 과실을 얻기 위하여 너무 많이 달린 과실을 솎아내는 일

우당탕탕 시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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