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라님_#3 시골탐방러와 관계 인구 그 사이 어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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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마음을 쓰다듬는 예술가, 기획자, 예술강사열정 시골탐방러

 

인스타 @la.punzell(개인) / @voyage_logbook_2023(지역탐방기록)

#3 시골탐방러와 관계 인구 그 사이 어디쯤

내가 처음 지역살이에 관심을 가졌을 때 주변 사람들은 나를 특이한 사람으로 보거나,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나의 떠돌이 같은 생활이 길어지면서 지역탐방에 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어디를 어떻게 알고 찾아다니는 거야?”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조금 이야기해 볼까 한다.

 

사실 나도 처음엔 지역살이 정보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잘 몰랐는데,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찾다 보면 짧게 혹은 길게 지역살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꽤 있다. 드물지만 일자리도 종종 있고, 지역에서 하는 단기 프로젝트들도 있다.

 

처음엔 귀농귀촌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제일 먼저 ‘귀농귀촌 종합센터’를 둘러봤다. 다양한 오프라인 교육프로그램이 있고, 온라인강좌도 들을 수 있었다. 귀농귀촌 종합센터에는 교육프로그램도 많지만, [농촌에서 살아보기](이하 ‘농촌 살기’)라는 단기로 1개월에서 6개월까지 각 지역에서 살아보며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도 농촌 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농촌에서 살아보며 지역과 일거리를 탐색할 수 있었고, 가까운 친구도 귀농형으로 6개월간 농촌에 체류했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의 경우, 귀농형, 귀촌형, (청년)프로젝트형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내가 살아보고 싶은 지역과 경험하고 싶은 시골 생활을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 귀농형의 경우 지역마다 수확하는 작물이 다르니 배울 수 있는 작물도 다르고, 귀촌이나 청년 프로젝트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니 꼼꼼히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장기체류하는 경우, 숙소라든가 생활환경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는 SNS를 잘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내가 검색한 단어, 지금 보고 있는 콘텐츠의 알고리즘이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 줄 것’이라는 사실이 가끔은 무섭지만, 워낙 정보가 많다 보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 같다.

사실 나의 경우는 SNS에서 정보를 얻는 편은 아니고, 여기저기 찾다 보니 인터넷 사이트나 커뮤니티를 알게 된 적이 많다. 두드리는 자에게 열릴 것이니~ 부지런히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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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하는 사업인 [시골언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청년’이고 ‘여성’ 대상이라는 제한이 있었지만, 귀촌이나 지역살이에 관심 있는 또래 여성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청년 여성이라는 제한점이, 비슷한 시대 상황을 공유하고 생각의 방향성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도 있었다. 나는 다른 경로로 알게 되었지만, [시골언니] 프로젝트의 경우, 많은 참여자가 SNS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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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기회로 나는 기획자로서도 지역살이를 접해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작년 7~8월에 부산 영도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30명을 선정해서 영도로 초청하여 한달살이를 했었다. 각양각색의 기획자, 예술가들과 함께 살며 개인 프로젝트와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살았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단체톡방이 활발하고 여전히 영도지역과 교류가 많아서,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 중 ‘관계 인구’ 만들기에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10~11월에는 강원도 정선의 '고한'이라는 지역에서 한 달간 해당 지역의 마을호텔에 머물면서 관광 콘텐츠와 지역관광코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기획자로 참여했다. 관광 콘텐츠 개발이 목적이라, 주변 여행지와 명소를 많이 다녔고, 관광코스 개발을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회-경제적인 부분도 공부해야 했기에 지역의 자연과 표면적인 모습뿐 아니라, 다양한 면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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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역을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지자체별로 여행을 겸한 지역살이나 워케이션 혹은 창업과 연관된 지역탐방 프로그램들도 알게 되었다. 마음 같아선 대한민국을 샅샅이 다 다녀보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기에 정말 가고 싶었던, 이름도 생소한 지역의 3주 살이와 로컬푸드 창업에 연관된 지역탐방에 참여해 봤다.

그렇다고 내가 프로그램으로만 지역을 갔던 것은 아니었다. 1주 차에 썼듯, 혼자서 여행처럼 지역을 둘러보거나(가끔 땅값을 알아보거나!) 지역 커뮤니티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게 이렇게 지역을 다니다 보면, 다른 지역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내가 가보고 싶었던 지역이나 참여하지 못한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도 다 듣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매우 흥미로웠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도 있었는데….

 

이렇게 작년까지는 많다면 많고, 누군가에 비해서는 적을 수도 있는, 그리고 어쩌면 무분별한 것 같은 지역탐방을 해왔다. 내가 가본 지역이나 탐방 프로그램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하지 않는 것은 지역이나 프로그램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낀 소회가 자칫 감정적으로 비칠까 우려해서이다. 지역마다 특징이 있고, 지역의 사람들도 다르고, 나는 아직 나그네였으니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도 달랐을 것이다. 다만 그때의 상황, 분위기가 나랑 어떻게 통했는가가 그곳에 대한 현재 내 느낌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가봤어도 다시 가고 싶고 언제든 나를 환영해 줄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 인구가 된 곳도 있고. 아무튼.

혹시라도 내가 가본 곳들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나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DM 주시길~ 오프 더 레코드를 풀어드릴지도~^^

 

그럼, 이 두서없는 이야기들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궁금하시다면,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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