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골친구_함양 최학수님을 소개합니다!





+시골의 가치와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을 소개하고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시골 생태계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안녕시골은 그걸 '시골친구'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전국 방방곡곡 시골친구를 직접 만나 나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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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시골친구 @최학수 with 에디터 무해
경남 함양 청년ㅣ'주간 함양' 기자ㅣ함양 청년 모임 '이소' 공동 대표 

인스타그램 @ _thma__

작년 봄, 청년 마을 프로그램으로 경남 함양에 한 달 살기를 하러 갔다. 8명의 도시 친구들이 시골에 모였다. 그런 우리를 인터뷰하러 온 ‘주간 함양’이라는 한 지역 신문사 기자. 저렇게 수줍어서 어떻게 인터뷰하고 취재하는지 낯가리는 그가 오히려 우리의 궁금사였는데, 알면 알수록 그는 지역에 남아 여러 활동을 이어나가는 누구보다 소셜한 청년. 오늘도 그는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존재하는지 모르던 서로를 잇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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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쯤 처음 뵈었죠. 그때는 기자님이 저희를 인터뷰하러 오셨는데, 입장이 바뀌어 다시 보게 되었네요.

오랜만에 뵙고 참 좋습니다.

 

만남의 계기가 생기는 게 사실 좀 어렵잖아요. 일로 만나는 계기도 소중한 것 같아요.

시골이나 로컬일수록 그런 계기가 더 특별해져요. 청년이 적으니까. 청년이 일하는 것만으로 모일 수 있는 곳이 바로 로컬이에요.

 

생각지 못한 포인트네요. 청년이 적은 게 장점이 되는.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되니까요. 어느 하나만 가져갈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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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까지 함양이라는 지역을 모르고 살았는데, 오늘 오면서는 제2의 고향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글을 쓴 적 있어요. 누구나 사람마다 편히 쉴 수 있는 고향이나 시골집을 원하는 본능이 있다고요. 저는 함양이 진짜 고향이라 이곳이 편안한 게 당연하겠지만, 지친 심신을 회복할 공간이 없던 사람들에게는 태어난 곳이 서울이더라도 이곳에서 고향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거라고 생각해요.

 

서울 사람들은 '고향'이란 단어를 잘 쓰지 않는 거 아시죠. 서울이 고향이라고 말하면 사실 좀 어색해요.

어떻게 보면 고향의 기능으로서 부족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 걸 수도 있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사전적 의미로는 내가 태어난 서울이 고향이 맞는데.


함양에 왔을 때 편안함을 느꼈던 이유에 사람도 있어요

내가 이 지역에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삶의 터전을 전제하는 일이잖아요. 어디서든 생활할 엄두가 나려면 무조건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이건 살짝 다른 이야기인데, 인구 유입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주해온 우리가 잘 사는 것’이에요. 그럼 다른 사람들도 이들을 보고 ‘나도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갖거든요. 저는 그걸 ‘엄두를 주는 행동’이라고 말해요.


저도 행복하게 사는 귀촌인들을 보며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던 거 같아요.

지역에서 ‘너도 살 수 있다’라는 엄두를 주고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내가 이곳에서 산다는 상상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돼요. 그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 한편에 함양을 고향처럼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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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에 대한 자랑을 한번 해주세요.

저는 우리 커뮤니티라고 생각해요.

 

함양 청년모임 이소말씀하시는 거죠?

네. 도시인이 시골을 생각할 때 특별한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러면 저희는 어떤 부분에 경쟁력이 있냐면, 이 지역을 효과적으로 큐레이팅해줄 사람들이 많다는 거예요. 빵집이나 카페 주인, 꽃집 사장님 등이 계시는데 저 같은 토박이 말고도 연고 없는 귀촌인,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도시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U턴형 등 다양한 멤버가 많아요.


모임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어요?

전체 모임이 있고 나머지는 다 소모임으로 진행돼요. 그때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소모임도 있고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소모임도 있어요. 글쓰기, 독서, 이야기, 와인 모임 등 모두 호스트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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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시작하고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도시에서 누리던 문화 혜택이나 시설이 함양에는 없잖아요. 귀촌인들은 그런 것에 대한 결핍이 있는 거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없어도 우리끼리 영화 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 그 결핍이 갈음돼요. 그리고 모임원들 볼 때 엄청 반가워요. 힘들고 지칠 때 맥주 한 잔 기울 사람이 없어서 귀촌 우울증이 왔다는 분들이 더러 계셨거든요. 이소를 시작하고 나선 혼자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모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금씩 더 재밌는 일 해보려고요.

 

이소가 마음의 안정감같이 느껴지네요.

맞아요. 마음의 안정감.

 

기자님은 앞으로 어떤 꿈이 있나요?

전주에 로컬 커뮤니티 호텔이라는 게 있어요. 숙박객에게 로컬을 큐레이팅해 주는 곳인데요. 나중에 비슷한 걸 함양에서도 하고 싶어요.


 *본문 내 사진 제공  최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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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 도착해 느낀 첫인상은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초록빛 공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외지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그들만의 평화로운 터전을 가꾸는 은밀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함양은 지리산 권역 중 하나이며, 이곳 초여름에는 지역 특산물 양파를 수확하고, 가을에는 산삼 축제를 열고 즐긴다. 군민들은 매일 밤 광장에 모여 달빛 체조를 춘다. 주목받거나 알려지지 않은 채로. 그저 묵묵히 자기 일과 일상을 일궈나가는 것만으로 이곳의 사람들은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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