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의 하루 님_#4 시골에서 내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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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창녕군민ㅣ현실적 귀촌러ㅣ브랜드 '홉튼코티지' 메이커

인스타 @hopetoun.cot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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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골에서 내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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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일, 뇌리에 진하게 각인된 날짜. 바로 창녕군에 전입 신고한 날이다. 어느덧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그간의 시간들을 차분한 마음으로 반추해 본다. 다행히 아쉬움보다는 뿌듯한 감정이 여민다. 시골의 삶에 발 담그는 정도는 해낸 것 같은 기분이랄까. 예상한 대로 나는 도시보단 시골의 삶에 좀 더 최적화된 사람이었고, 따라서 도시로 회귀할 확률은 현저히 떨어졌다.

 

정해진 디폴트 값에 움직이지 않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온 지 1년. 평생을 정해진 과목과 범위 속에서 나오는 문제들만 접하다가 이곳에 왔는데 우리가 받은 시험지는 무려 백지였다. 시험 범위도 없다. 문제도 내가 내고 답도 내가 내면 된다. 완벽한 준비란 게 있을 수 없고 그냥 저지르면서 답을 채워나가야 한다. 현재 내 시험지 상태는 어떨까. 다행히 스스로 내고 싶은 문제고 생겼고, 천천히 답을 채워나가는 중에 있다.

 

나는 시골에서 작고 소박한 내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자연과 가까운 삶을 누리며 나만의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이것을 현실화 시켜볼 용기가 생긴 것이다. 어쩌면 귀촌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무언가 시작할 용기였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귀촌을 한 이유는 도시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라 이곳에서의 삶이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평소 존경하고 애정 하는 타샤 튜더 할머니처럼 속도에 구애받지 않으며 진짜 내 삶을 산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다행히 일 년이 지난 지금,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비슷한 기분을 느끼며 살아간다. 도시에서와 같이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내 삶에 ‘비움, 느림, 여유, 정성스러움’과 같은 다양한 가치들이 더해졌다. 그리고 이 가치들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작은 브랜드를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어선 것. ‘최고’나 ‘최초’와 같은 두 눈을 사로잡는 자극적인 단어보다는 사람들이 잊고 사는 보편적인 감수성을 다루는 따듯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고, 현재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브랜드 이름은 ‘홉튼코티지’. 타샤 튜더의 삶을 모티브로 한 러스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현재 수제 밀크티 시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보면, 우선 10평 내외의 작업실을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던 건 시골만의 큰 메리트. 그러나 아무 연고 없는 시골 상권을 바탕으로 한 창업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다. 빈 상가들이 즐비한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판매 경로는 온라인이 주가 될 예정이고, 시골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아울러 나만의 운영 방식을 정립해 나가는 중이다.

 

시골에서 내가 낸 첫 번째 문제는 ‘내 브랜드 만들기’.

이 문제에 대한 답이 어떤 식으로 채워질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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